쉰이 되어서야
아버지를 조금 알게 되었다.
너무 일찍 떠난 아버지. 남은 것은 몇 장의 사진과 빛바랜 기록, 그리고 끝내 설명되지 않았던 삶의 흔적이었다.
왜 그렇게 술을 마셨는지.
왜 밤마다 고통스러워했는지.
왜 가족과 자신의 삶마저 지켜내기 어려웠는지.
아들은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야 아버지의 젊은 날이 월남에 있었다는 사실을 다시 들여다보기 시작한다.
베트남 지도 위에서,
그가 지나간 길을 따라가다.
호찌민에서 나짱·퀴뇬·다낭을 거쳐 호이안으로. 퀴뇬에서 되짚는 송카우와 안케의 기억까지, 책에 나타난 장소를 실제 위치 위에서 따라간다.
사진 한 장이
길을 만들었다.
오래된 사진의 배경, 흐릿한 섬의 윤곽, 남아 있는 기둥과 표식. 여행은 기억을 확인하는 작은 추적이 된다.
THEN · 기록 사진
NOW · 현재의 풍경사라진 사람을 직접 만날 수 없다면,
그가 바라보았던 풍경이라도 다시 바라보는 것.
MAP · 기억의 약도
TRACE · 남은 구조물다시 갔을 때,
그것은 사라져 있었다.
이 책에서 여행은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일인 동시에, 이미 알고 있던 것이 없어지는 과정을 지켜보는 일이기도 합니다.
사람은 늙는다.
기억하는 사람도 늙는다.
건물은 허물어진다.
벙커는 사라진다.
사진은 바랜다.
그래서 그는 같은 곳을 다시 찾아간다.
한 집안의 두 형제,
같은 전쟁, 다른 귀환.
전쟁은 전선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돌아온 뒤의 삶과 그 가족의 시간 속에서도 오랫동안 계속되었습니다.
형
조용하고 여린 사람이었다. 베트남에서 돌아온 뒤 술과 악몽이 그의 삶 깊숙이 들어왔다. 가족은 오랫동안 그 이유를 알지 못했다.
동생
거칠게 살아온 젊은이는 해병대원이 되어 형이 있던 호이안으로 갔다. 귀환 후에도 기억과 죄책감은 그를 오랫동안 놓아주지 않았다.
그러나 둘 다 온전히 돌아오지는 못했다.
그리고 ‘그’는
아버지였다.
이 여행의 가장 사적인 중심. 아들은 너무 늦게 도착한 질문을 들고 아버지의 젊은 날이 남아 있는 곳으로 간다.



가족은 그가 왜 그렇게 술을 가까이했는지 알지 못했다. 가장으로서 무책임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너무 많은 시간이 흐른 뒤, 아들은 그 삶 안에 자신이 알지 못했던 전쟁의 상처가 있었음을 조금씩 발견한다.
“그는 월남전에서
살아 돌아온 것이 아니라
죽어 돌아온 것이었다.”
그래서 이 기행은 과거의 전쟁터를 찾는 여행이면서, 동시에 너무 일찍 잃어버려 제대로 알지 못했던 한 사람에게 뒤늦게 말을 걸어보는 여행이 됩니다. ‘그’라는 대명사는 멀리 있는 타인이 아니라, 오랫동안 이해할 수 없었던 아버지를 향합니다.
전쟁은 끝났지만, 기억은 아직 돌아오지 못했다.
아버지의 젊은 날을 찾아 다시 베트남으로.